서연 · 나의 속도
연습대본 · 청춘 · 여성 / 20대 · 감정선 눈물 → 슬픔 → 외로움 → 절망
전체 대사
벌써 새벽 두 시네. 시간은 왜 이렇게 공평하게 흐르는 걸까. 나만 좀 멈춰있는 것 같은데, 세상은 눈치도 없이 자꾸 내일로 가버려. 오늘 소희 결혼한다고 연락 왔더라. 대기업 다니는 남편에, 강남에 신혼집... 축하한다고 답장은 보냈는데, 손가락이 떨려서 혼났어. 걔는 벌써 저만치 가 있는데, 나는 아직도 이 좁은 방에서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있는지 없는지만 확인하고 있으니까. 나 진짜 열심히 살았거든. 남들 연애하고 여행 갈 때, 나는 독서실 불 끄고 나왔어. 근데 왜 결과는 항상 이 모양일까. 내 노력이 부족한 건가? 아니면 그냥 내가 재능이 없는 건가? 이제는 나 자신조차 못 믿겠어. 거울 보는 게 제일 무서워. 아무것도 이뤄놓은 게 없는 내 얼굴을 마주하는 게... 너무 괴로워서. ...아니야. 서연아, 너 잘하고 있어. 조금 늦는다고 길을 잃은 건 아니잖아. 꽃마다 피는 계절이 다 다르다는데, 내 계절이 아직 안 온 것뿐이야. 여기서 울고만 있으면 내 계절이 와도 내가 못 알아챌 거 아니야. 남의 시계 보지 말자. 내 시계만 보고 걷자. 불안해하는 시간에 차라리 펜 한 번 더 잡는 게 나아. 나를 가장 믿어줘야 할 사람은 나니까. 세상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나는 내가 될 거라고 믿어줄 거야. 포기 안 해. 내가 선택한 인생이잖아. 끝까지 가서 꼭 보여줄 거야. 나도 할 수 있다는 거. 자, 서연아. 다시 가보자. 내일의 나는 오늘보다 조금 더 단단해져 있을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