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 · 거울 앞의 바보
연습대본 · 로맨틱코미디 · 남성 / 20대 · 감정선 기쁨 → 웃음
전체 대사
아, 미치겠네. 왜 자꾸 실실 쪼개고 난리야. 진짜 바보 같네. 동기들이 자꾸 요새 무슨 좋은 일 있냐고 묻는데, 할 말이 없는 거야. 복권에 당첨된 것도 아니고, 월급이 오른 것도 아닌데. 자꾸 얼굴이 폈대. 내가 생각해도 좀 이상하긴 해. 어제 퇴근할 때 비 엄청 쏟아졌잖아. 우산도 안 챙겨 나갔는데. 원래 같았으면 '아, 오늘 하루 종일 재수 없네' 하면서 인상 팍 쓰고 뛰어갔을 거거든? 근데 그냥... 비 맞으면서 걷는데 하나도 안 짜증 나는 거야. 시원하더라고. 나 진짜 병원 가봐야 되는 거 아닌가 몰라. 내 인생 솔직히 매일 똑같았거든. 아침에 눈 뜨면 출근하기 싫어서 한숨부터 쉬고, 퇴근하면 지쳐서 그냥 쓰러져 자고. 주말엔 폰이나 보면서 시간 때우고. 내일이 오는 게 기대가 안 됐어. 그냥 하루하루 쳐내기 바빴으니까. 근데 요새는... 아침에 알람 울리면 그냥 눈이 떠져. 걔가 아침에 '오늘도 파이팅' 하고 보낸 톡 하나 보려고. 길 가다가 새로 생긴 식당 보이면, '이번 주말에 여기 같이 와야겠다' 그 생각부터 나고. 무슨 대단한 기적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그냥 내 옆에 걔 하나 생겼다고, 매일 보던 세상이 이렇게 달라 보일 수가 있나. 아, 진짜.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단단히 빠졌네, 우진이. 가자. 늦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