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미오 · 말괄량이길들이기
연극 · 코미디 · 남성 · 감정선 체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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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벌벌 떨며) 불 좀 피워! 빨리! 안 그러면 내 입술이 얼어붙어서 대답도 못 할 판이니까. 들어봐, 정말 끔찍한 여행이었어. 날씨는 살을 에는 듯이 춥지, 길은 온통 진흙탕이지, 주인님은 미쳐 날뛰시지! 아가씨가 탄 말이 진흙 구덩이에 처박혔을 때를 생각해 봐. 아가씨는 그 말 밑에 깔려서 옴짝달싹도 못 하고 있었어. 그런데 우리 주인님은 어떻게 하셨게? 아가씨를 도와주기는커녕, 말이 넘어졌다고 나를 붙잡고는 먼지 나게 두들겨 패시는 거야! 아가씨는 진흙 범벅이 된 채로 겨우 기어 나와서, 나를 때리는 주인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말리느라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니까. 주인님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고, 말은 놀라서 도망가고, 나는 매 맞느라 정신없고! 아, 그 난장판 속에서 내 귀한 옷들은 다 넝마가 됐어. 빨리 불 좀 피워줘, 제발! 내 몸속의 피가 벌써 얼음과자가 된 것 같단 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