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진 · 완벽한 정적

연습대본 · 드라마 · 남성 / 10대 · 감정선 웃음

우진 - 완벽한 정적 독백 카드
↓ 독백 다운로드

전체 대사

...아무도 없지? 아... 살 것 같다. 진짜 미쳤다. 이 고요함. 이 공기. 오후 4시에 우리 집 거실이 이렇게 생겼구나. 맨날 야자 끝나고 밤 10시에 파김치 돼서 들어오니까 몰랐네. 우리 집에 이렇게 예쁜 햇빛이 들어오는지. 봐, 먼지 날아다니는 것도 다 보여. 평소 같으면 엄마가 "어휴, 이 돼지우리!" 하면서 등짝 스매싱 날리고 청소기 돌렸을 텐데. 오늘은 이것마저도 뭔가 슬로 모션 영화 같잖아. 느낌 있어. 원래 시간표대로면 지금 딱 6교시 수학 시간인데. 다들 좀비처럼 책상에 엎어져서 침 흘리고 있을 텐데. 교실 에어컨 바람은 미적지근하고, 창문 밖에서는 1학년 애들 체육 한다고 꽥꽥거리는 소리 들리고... 아, 생각만 해도 머리 아파. 단축수업 진짜 사랑합니다. 근데 여긴... 완벽해. 이 냉장고 모터 돌아가는 백색소음. 아침에 엄마가 베란다에 널어놓고 간 빨래에서 넘어오는 은은한 섬유유연제 냄새. 캬... 100원짜리 요구르트가 이렇게 달콤할 일인가. 매점까지 100미터 달리기해서 사 먹을 땐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삼켰는데. 거창한 거 진짜 필요 없어. 애들은 뭐, 한정판 신발 당첨되거나 피시방에서 밤새 게임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 그러는데. 난 지금이 최고야. 등에 닿는 이 서늘한 마룻바닥 느낌. 조용하게 째깍거리는 시계 소리. 엄마 퇴근하려면 아직 2시간 반 남았고, 학원 가려면 3시간 남았다. 누구도 날 터치하지 않고, 아무도 내 성적 안 물어보는... 온전한 나만의 우주. 내일 아침에 다시 지옥철 타고 학교 가면 현실 복귀겠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은 진짜... 1분 1초가 너무 아까워서 멈춰놓고 싶다. 딱... 30분만 자야지. 아무 생각도 안 하고.

← 독백 아카이브로
카카오톡
상담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