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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추의 최후 태영 독백

연습대본 · 코미디 · 남성 / 30대 · 감정선 웃음 → 수치심

자만추의 최후 태영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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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대사

아, 방금 데이트요? (가볍게 헛기침) 뭐... 나쁘지 않았죠. 아니, 솔직히 말하면 완벽했어요. 다들 보셨잖아요? 그 타이밍에 딱 제가 준비한 비둘기 마술이 들어간 거. 그게 사실 엄청난 고도의 심리전이거든요. 보통 남자들이라면 그냥 꽃 한 송이 주면서 '널 위해 준비했어' 이러잖아요? 너무 뻔해. 재미가 없단 말이죠. 지은씨 표정 보셨죠? 입을 떡 벌리고 아무 말도 못 하더라고요. 감동받은 거죠. 살면서 누가 데이트 중에 소매에서 비둘기를 꺼내 주겠어요? 그것도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그... 비둘기가 푸드덕거리면서 샐러드 접시에 앉았을 때, 지은씨가 소리를 지르긴 했지만... 그건 놀라서 그런 거예요. 놀람과 기쁨의 교차점? 뭐 그런 거. (크게 웃는다) 하하하! 귀엽더라고요. 아, 물론 종업원이 뛰어오고 분위기가 좀 어수선해지긴 했는데... 오히려 그게 더 기억에 남지 않나요? 완벽하게 짜인 데이트보다 이런 돌발 상황이 서로를 더 가깝게 만들어준다니까요. 지은씨가 화장실 간다고 하고 30분 동안 안 돌아온 것도... 아마 거울 보면서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있었을 거예요. 여자의 마음이라는 게 원래 그렇거든요. 감정이 벅차오르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죠. 근데 피디님, 표정이 왜 그러세요? 제 말이 맞잖아요. 아니, 맞죠? ...아니, 그 비둘기가... 하필이면 트러플 파스타에... 아니, 지은씨 치마에 똥을 쌀 줄은 몰랐죠. 그거 렌탈한 옷이라고 엄청 울먹거리던데... 하, 하하... 그것도 다 추억이죠! 세탁비는 제가 다 물어주기로 했으니까. 그, 문자로 계좌번호 보내달라고 했는데 아직 답장이 없네요. 휴대폰 배터리가 다 됐나 봐요. 하... 하하하! 미치겠네. 진짜 미치겠다. (마른세수를 하며) 솔직히 말해봐요. 저 방금 개진상이었죠? 아니, 나 왜 그랬지? 미쳤나 봐, 진짜. 32살 먹고 소매에 비둘기를 왜 숨겨가! 마술 동호회 정모도 아니고! 아, 어떡해. 지은씨가 화장실에서 혼자 울고 있었을 생각하니까...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쥔다) 아아악! 수치스러워! 흐흐... 하하하! 샐러드에 비둘기 깃털이 떨어졌는데 그걸 제가 낭만적이라고... 하하하! 돌았네, 태영아. 넌 진짜 돌았어.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꽃이나 살걸.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마술을 쳐 배워가지고! 하하하! 저기... 방금 그거 없던 일로 안 되나요? 아니, 마술하는 부분만이라도 덜어내면 안 될까요? 저 그냥 조용히 밥만 먹은 걸로... 안 되겠죠? (눈을 질끈 감으며) 하아... 엄마, 나 이민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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